2005.06.04. 13:52 


아침에 마저 얽어 버렸다.

'우부메의 여름' 과 '하이윈도' 의 잔향 때문인지 그저 그랬다.

 

어음 사기를 바탕으로 한 뒤에 가려져 있는 어두운 권력을 상대로 한 의리의 사나이의 모험....너무 거창하군.

 

아무래도 뭐든지 수용하는 쪽의 자세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첫 한 귀절를 보자마나 오홋...하는 소설이 있는 반면 1/3을 읽어도 뭐냐~~하는게 있다. 또는 그냥...그렇게 읽는 것도 있고...암튼 후자 쪽은 앞쪽의 읽었던게 아까워서라도 끝을 보고싶은 경우고 최악은 읽다가 모르겠다 하며 덮는 경우다.

 

이 책을 읽는동안 래이몬드 챈들러의 소설 들이 읽고 싶었다. 필립 말로가 그리웠다.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도서관에는 그의 소설은 저 위에 '하이윈도' 하나 뿐이었다.

 

별수 없이 무라카미 류의 소설 하나와 폴오스터의 소설 하나를 빌려왔다. 

 

무라카미 류는 대학시절에 몇권 읽어 보려 했는데 포기 한적 있었다. 하나 건진 거는 "69"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폴 오스터는 "뉴욕 3부작" 중간에 포기 할 뻔한 고비가 있었지만 그럭 저럭 읽었다. 두 작가의 책은 이상하게 도서관에 많다. 사람들이 좋아하나 보다.

 

챈들러의 소설을 도서관에서 볼 때까지 기다리는 편 보다는 동네 서점에서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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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12. 09:30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일본 소설에 빠져서 폴 오스터 같은 작가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다.

그 이유로는 우선 내가 읽었던 일본 소설은 읽기가 쉬었다. 영미 소설은 번역의 문제인지 몰라도 문장을 한 번 읽어서는 이해가 안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작품 소재가 개인의 일상을 다루는데 그 안에서 작지만 잠시 멈춰서 생각에 잠기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읽던 뉴욕 3부작은 장문의 글이었고....읽는데 꽤 지루함을 느꼈다.

 

근데 이번에 읽은 달의 궁전은 하루만에 다 읽어 버렸다. "영웅문" 처럼 거의 식사를 잊을 정도는 아니고 그냥.... 계속 읽어나가 끝이 보고 싶은 그런 이유 에서였다.

 

놀라운 우연....

 

괜찮은 소설은, 첫째 읽는 동안이 재미있어야 하며

읽고 나서  남는게 없더라도...상관 없다. 다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최고가 아닐까...

 

단지 최악의 경우는 읽는 동안도 재미없고 읽고 나서도 도통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때다. 그런 소설을 이해하기 위해서 무슨 무슨 이론이니...아님 또 다른 말들을 끌어들어야 하는 경우는 정말 최악이다. 책 뒤에 해설을 읽다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 어떤 사상과 이론 들로 작품을 꾸미고 덧칠 하려는/..... 그러면 무엇 하나 ..재미와 감동이 빠지면 말짱 헛 것이다.

 

뉴욕 3부작은 읽는 동안은 중간 중간 지루하고 접을까 생각도 했지만...결국 다 읽어 버렸고.그래서 드는 생각은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거였다..그러니 최악은 아니라는 얘기지..

 

달의 궁전은 재미와 감동이 함께 했다. 물론 다시 읽어 보고 싶었고.

 

근데 과연 다시 읽을 수 있을까...워낙 수다 스러워서..

 

 

폴 오스터라는 생긴 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수다스러운 문체를 지닌 것같다. 쉬지 않고 떠벌리는 ...멋진 일이다.

2005.06.13. 20:33



오전에 후딱 읽어 버렸다.

 

제목에 끌려서 빌려볼까 하다가 망설였는데 어느 블로그에 써놓은 칭찬을 보고 빌려보았다.

 

읽고 나서 작가가 벨기에 출신이라는 사실에

하염없이 친근감을 느꼈다.

 

최근에 읽었던 소설들이 모두 주인공들이 왔다갔다....하는 ...뭐라고 해야하나...

 

그랬는데 이 책은 대화 위주로 꾸며져 있어서..지루함 없이 읽어 내려갔다.

 

말 빨 이란게 뭔지 알려 주었으며

허위의식이란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

 

읽고 난 후에 , 너무 후딱 읽어 버려서 타슈의 말처럼 읽어도 읽지 않은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목 조르는 손의 쾌감 ...

너무 고민 할 필요 없다. 기억하지 못 하더라도 상관 없다. 시간은 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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